호치민 상권의 이해(2)
지난 호에서 호치민 상권을 행정구역에 따른 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호치민 시장을 매크로(macro)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실제로 호치민 상권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업태들의 현황과 소비자 구매 프로세스를 살펴 봄으로써 마이크로(micro)한 관점에서 호치민 시장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베트남도 글로벌 메가 트렌드(Mega Trend)와 유사한 방향으로, 온라인 시장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왜 호치민 상권을 봐야 하냐”고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고 해도 호치민 상권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고, 그 안에서 소비자들이 어떠한 구매행태를 보여왔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베트남 소비자에게 익숙한 오프라인 중심의 쇼핑 행태와 관념들이 온라인 쇼핑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쇼핑행태를 먼저 이해해야, 온라인에서도 현지 시장에 적합한 고객 중심의 UI/UX를 현지 시장에 맞게 설계할 수 있다.
베트남에 대형 쇼핑몰이 많지 않은 세 가지 이유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 속한 나라와 다르게 베트남에는 쇼핑몰이 많지 않다. 1년 내내 덥고 스콜이 빈번하게 내리는 혹독한 날씨로부터 자유롭고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라도 쇼핑몰이 발달해 있으면 생활의 질이 좋아질 수 있는데도, 베트남에 쇼핑몰이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번째는 재정적인 이유이다. 베트남 외에도 동남아의 후진국에 속하는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역시 쇼핑몰이 많지 않다. 현재 호치민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유명 쇼핑몰들은 빈그룹의 빈콤센터를 제외하면 거의 외국 자본으로 지어졌다. 베트남 최초의 백화점인 다이아몬드 플라자는 한국의 포스코가 1999년에 설립한 것이고, 최근 레탄톤(Le than ton)에 리뉴얼 오픈하며 재단장에 나선 팍슨 백화점 역시 말레이시아계로 2005년에 문을 열었다. 7군의 랜드마크인 크레센트몰(Crescent Mall)은 2011년 대만자본으로 만들어졌고, SC비보시티(Vivo City) 역시 싱가포르 회사와 합작으로 2015년에 설립되었다. 현재 베트남 최고급 쇼핑몰로 포지셔닝 된 다카시마야(Takashimaya)는 2016년 일본 자본으로 설립되었다. 또 2군에 새롭게 개발된 에스텔라 플레이스(Estella Place)도 2018년 싱가포르 법인과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이 밖에 몇몇 쇼핑몰이 더 있으나 방금 언급한 쇼핑몰 정도가 인지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아직까지 베트남에서 쇼핑몰의 인지도가 높다고 해서, 쇼핑몰이 활성화되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