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비자의 이해(2)

최종 수정일: 2020년 11월 30일


베트남 사업 관점에서 베트남 소비자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

필자는 15년간 해외사업 개발 및 사업관리 분야에 몸담아 왔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 중국, 미국, 일본에 한국에서 원형을 갖춘 사업을 진출시켰다. 진출 후에는 안정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밸류체인 별 역량 진단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일을 해 오고 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정립할 수 있었다.


우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사업의 원형(Prototype)이 있어야 한다. 사업의 원형은 실제로 구현된 사업일 수도 있고 구현되진 않았지만 비즈니스 모델까지 구체화한 사업계획서가 될 수도 있다. 사업의 원형이 있어야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현지화 전략, 즉 시장 진출의 목적(Why), 방법(How), 실행(What)에 대한 방향이 설정될 수 있다. 그다음 단계가 바로 시장에 대한 이해이다. 사업의 원형을 현지 시장에 맞게 조정(adjust)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진출 시장에 대해 최소 3가지 측면에서 조사 및 연구가 진행해야 한다.

첫째는 사업환경이다. 아무리 시장이 매력적이더라도, 진입 장벽이 높거나 거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진입 자체가 힘들 수 있다. 유통업을 예로 들어 보자. 인도네시아는 인구수(시장규모)가 2억 7천만 명으로 동남아 1위, 세계 4위로 매력적인 나라이지만, 유통업의 외국인 직접 투자는 네거티브 리스트(Negative List)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외국인이 인도네시아 유통업에 투자할 방법은 상장된 회사의 지분에 투자하거나, 바닥 면적 400㎡ 이상인 소매업만 조인트 벤처(JV) 형태로 진입할 수 있다. 따라서 소형 소매점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없다. 투자가 아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현지 기업에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권리를 주는 방식뿐이다. 이러한 진입 장벽 외에도 거래 비용 마저 많이 든다. 현지 상품유통 인허가도 중국만큼 까다롭고, 통관 및 물류에도 시간이 오려 걸린다.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 화장품 등은 재고 관리마저 어렵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는 외국인들은 현지인을 노미니(Nominee)로 세워 현지 회사 형식으로 진출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많이 쓰고 있으나, 아무리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노미니로 세운다고 해도 커다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두 번째는 경쟁상황이다. 사업 원형과 유사한 사업이 이미 현지 시장에 존재하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경쟁사 벤치마킹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이거나 선호하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어떻게 차별화를 할지 포지셔닝 전략과 경쟁 전략을 수립하여 사업원형을 현지 시장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소비자에 대한 이해이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든 대기업을 운영하든 ‘고객’ 없이는 사업을 할 수 없다. 따라서 해외 시장 진출 시 현지 소비자에 대한 이해는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본 칼럼에서는 다양한 사업 원형별 인더스트리의 규제, 경쟁 현황은 광범위하므로 생략하되, 다양한 독자들에게 공통분모가 되는 베트남 소비자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사진 출처: http://www.vietnamchamber.nl/joost-vrancken-peeters-vietnam-is-the-one-in-china-plus-one/)


베트남은 그동안 저렴한 인건비 때문에 넥스트 차이나로서 제조기지로 주목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COVID-19 영향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진행되기 시작한 리쇼어링(Reshoring)이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내수시장이 큰 국가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트랙을 따라가야 할까?

내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나라는 좀 더 유연하게 글로벌 밸류체인 전략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베트남은 정부 주도로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WTO 기준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외자 기업의 리쇼어링을 방지하기 위해 생산 인력의 최저임금을 컨트롤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업계가 도입기 단계이므로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가 높지 않으나, 최근 중산층 소비자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요 소비층이라 할 수 있는 20~40세 황금 인구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비시장으로서 매력도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제조기지이자 매력적인 판매기지로서 베트남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베트남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필수이다.

베트남 소비자의 보편적 특징


지난 호에서는 베트남 소비자들이 가진 특수성에 대해 설명했고,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이 하나의 그래프로 설명할 수 있다.


(출처: 필자 작성, 비자인 캠퍼스)


국가를 ‘땅과 물’로 일컫는 것처럼 베트남은 땅의 특징인 안정성과 물의 특징인 융통성을 가지고 있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와 같이 상황에 따라 실리적인 형태의 유연성을 취하고 있다. 또 긴 지형은 다양한 기후 속에서 54개의 다양한 민족과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해 포용성을 갖게 됐고, 최근에는 이러한 다양성과 포용성이 결합해 창조성으로 승화하여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지정학적으로 인접한 중국의 영향, 그리고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촌락 생활권의 영향으로, 유교 사상이 강화된 가족주의가 생겨나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자존심/체면과 교육열은 한국 못지 않게 매우 높다는 점도 베트남의 특징으로 강조하였다.

베트남 소비자 세그먼트의 이해

이번호에서는 좀 더 세부적으로 베트남의 다양한 세그먼트에 대해 알아보고, 베트남을 주목하게 만든 20~40세 황금 인구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베트남 소비자는 지역별, 소득수준별, 연령별로 세분화 할 수 있다. 우선 지역관점에서 도시와 비도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글로벌 통계 자료를 제공하는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9년 베트남의 도시화율은 36.6%이다. 2019년 베트남 인구 9,642만명인 것을 고려했을 때, 3,533만명이 도시(Urban)에 살고 있고, 나머지 6,109명은 시골(Rural) 지역에 살고 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 도시화율 추이>


즉 외국기업이 공략할 수 있는 소비 시장 규모는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3,500만명 정도로 볼 수 있다. 아래 도표와 같이, 도시와 비도시 간 부의 큰 편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세계은행, 2018년)


우리가 알고 있는 베트남의 1인당 GDP는 2,715불(2019, 세계은행 참조)로 매우 낮은데 이 숫자로 베트남 시장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1인당 GDP는 국내총생산을 인구수로 나눈 평균값으로, 이는 베트남의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인당 GDP 5,000불 이상일 때 필요(Needs) 중심의 생활필수품 소비에서, 욕구(Wants) 중심의 소비로 넘어간다. 따라서 생필품을 넘어 욕구형 소비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은 호치민 같은 도시 지역을 우선 공략해야 한다. 코트라 조사에 따르면 1인당 GDP 5,000불 이상이 되는 도시는 호치민(6,670불), 하이퐁(5,235불), 하노이(5,150불) 3곳이다. 이 3개 도시 외 베트남의 5대 도시에 속하는 다낭과 껀터는 평균 GDP보다는 높지만, 아직 5,000불에는 미치지 못한다.





두 번째 소득 수준별 세그먼트이다. 월드뱅크는 2019년 기준 신흥 중산층의 비중이 전체 인구의 13%인 1,254만 명으로 추산했고, 2026년까지 26%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경영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2020년 베트남 중산층 이상 인구수를 3,300만 명으로 추정했으며, 이는 공교롭게도 도시 인구수와 비슷하다. 즉 도시를 중심으로 중산층 이상의 인구가 밀집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출처: 필자 촬영, 호치민 랜드마크 81>


<출처: 필자 촬영, 도심 카페 풍경>

도시 지역의 부의 집중은 일자리와 소비 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 회사의 본사가 호치민과 하노이 중심으로 설립되면서, 우수 인력이 도시로 몰리게 되었고, 취업률 증가가 소득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또 소비 시장을 활성화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대졸 초임 월급은 300~500불 수준으로 낮으나, 5년 차 관리자급 이상은 700~1,000불, 그리고 10년 차 간부급 이상은 2,500~3,000불 수준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대부분 도시의 가구들은 맞벌이를 하므로 도시에 거주하는 5~10년 차 직장인의 가구당 소득 수준은 거의 월 4,000~6,000불 수준이 된다.

세 번째 연령별 세그먼트다. 베트남은 10년에 한 번씩 하는 인구 센서스를 2019년에 실시하였는데 베트남 중위 연령은 32.5세로 나왔다. 43.7세인 한국에 비해 10년 이상 젊은 지표를 보인다. 다만 현재가 베트남 인구의 황금기로, 베트남도 점차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 글로벌 거시경제와 산업을 분석하는 BMI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2020년 현재 밀레니얼(1980년~1995년)과 Z세대 (1996~2004년)에 해당하는 15~40세 인구는 39.13%이다. 하지만 5년 후에는 이 인구들도 나이를 먹게 되어, 15~40세에 해당하는 인구는 36.5%로 비중이 줄어든다.



현재의 베트남의 인구 그래프는 한국의 1960~1975년생들이 25~40세였던 2000년과 흡사하다. 2000년 한국의 GDP 성장률은 8.9%로 인터넷 벤처 붐과 함께 활성화된 시기로, 현재의 베트남처럼 경제 성장의 열기가 뜨거웠다. 동기간 일본의 GDP 성장률은 2.8%였다. 현재 한국의 소비를 이끄는 세력은 2000년도의 황금 인구이다. 베트남도 현재의 밀레니얼과 Z세대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경제의 중추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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