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요 소비자의 이해
위에서 베트남의 소비자 세그먼트를 지역별, 소득수준별, 연령별로 나눴을 때, “도시에 사는 중산층 이상의 밀레니얼/Z세대가 베트남의 주요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 도시 인구 3,500만 명, 중산층 인구 3,300만 명이라고 살펴보았다. 주로 도시 지역에 중산층이 거주한다는 가정했을 때, 여기에 밀레니얼/Z세대 비중인 39.13%를 적용해 보면 베트남에서 공략할 수 있는 주요 소비자는 대략 1,300만 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1980년대생을 땀 엑스(8X), 1990년대생을 진 엑스(9X)라고 부른다. 땀 엑스와 진 엑스 간에 분명한 세대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희한하게도 1990년대 초반생은 땀 엑스와 정서가 유사하다. 이는 글로벌의 밀레니얼을 1980년생부터 1994년으로 그룹핑한 것과 유사한 보편성을 보여준다. 또한 Z세대의 정의 자체가 ‘디지털 네이티브’인 것처럼 베트남의 1990년대 후반생들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서 예외일 수 없다. 같은 1990년대 생이더라도 이들 세계에서는 1990년대 초반생과 후반생 사이에 세대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베트남의 밀레니얼은 현재 25~40세로, 취업하고 결혼하고 출산하고, 자녀 교육을 하고, 사회적으로 안정적 기반을 잡는, 말 그대로 인생에서 가장 활동적인 단계를 보내고 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기에 이들이 베트남의 트렌드를 이끌어 갈 것 같지만, 사실 베트남에서 트렌드를 이끄는 세대는 이들이 아닌 Z세대이다. 밀레니얼은 유교 기반의 강력한 가족주의를 고수하는 부모 세대와 온라인으로 세계 시장과 연결된 Z세대 사이에서 과도기처럼 끼어 있는 ‘낀 세대’라 할 수 있다.
베트남의 밀레니얼은 베트남 고유의 특수성으로 설명하기가 더 쉽다. 이들은 개인적 성공보다는 가족이 우선이다. 직장에서 사회적 성공을 꿈꾸지만, 가사까지 도맡아 해야 해서 매우 바쁜 라이프스타일을 보내고 있다. 자기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키워드로 공략해야 한다. “내 가족을 위한, 더 나은 미래 성공을 위한 투자, 자녀 교육 등”이 주효하다. 또한 이들은 전통적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해 재래시장과 로드샵 중심의 소비를 해 왔기 때문에, 오프라인 채널을 더 선호한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이미 이용해 본 상품을 중심으로 구매하며, 믿을 수 있는 채널에서 구매한다. 이들이 구매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자신의 가족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는 지인 또는 믿을 수 있는 유명 브랜드를 선호한다.
반면 베트남의 Z세대는 글로벌 보편성을 적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네이티브이므로 이전 세대보다 흡수하는 정보량이 매우 많다. 일례로 베트남의 밀레니얼 중 화장품을 이용하거나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베트남의 더운 날씨 속에서 오토바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땀과 먼지로부터 메이크업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이유도 있지만, 더 근원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1975년 베트남이 사회주의 체제로 통일되면서 베트남 정부는 사상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자연주의’를 내세우며 여성의 메이크업을 금지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중국에서 밀수된 저가 화장품을 이용한 사람들이 그것을 사용한 후 사망한 사건 사고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화장품은 피부에 해로운 것으로 인식이 된 것이다. 그로 인해 1970년대~1980년대 성인이었던 여성들이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게 되자, 이들의 자녀인 1980년대 생들은 자연스럽게 엄마에게 배워야 할 화장품이나 메이크업 사용 방법에 대해 배우지 못하게 된 것이다. 밀레니얼들은 이들의 엄마처럼 외출할 때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팔은 토시로, 다리는 앞치마로 태양으로부터 보호하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이다. 화장할 경우는 파티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뿐이고, 선크림을 바를 때는 해변에 갈 때뿐이었다.
(사진 출처: 베트남 트렌드 리뷰)
하지만 Z세대는 다르다. 이들은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자신들의 관심사나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흡수하면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이미 프로패셔널한 메이크업을 하고 다니며 자신들이 가진 화장품에 대한 지식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며 인플루언서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한 한국보다 더 빠르게 SNS를 통한 셀러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베트남 Z세대 역시 글로벌의 Z세대와 마찬가지로 지구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이 높고, 그린 라이프를 추구한다. 이들은 가족보다는 ‘내’가 중요하고,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이들의 주요 관심사는 지속가능성으로 이를 스타트업으로 구현하기도 한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뤄진다. 유튜브, 인스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소통하며, 트렌드 리더로서 비록 돈은 많지 않지만, 가족 내 소비의 의사결정권자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 주요한 메시지는 “나를 위한, 더 깊은 욜로 라이프, 지속가능성, 그린 라이프 등” 이라 할 수 있다.
베트남 Z세대 중에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이자, 그린 라이프를 모토로 한 사업을 운영하는 CEO이자,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강사로 활동 중인 헬리 똥(Helly Tong)은 앞서가는 베트남 Z세대의 모습을 대변해 준다고 하겠다.
아래 링크는 헬리 똥이 베트남 Z세대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보여주는 인터뷰 내용이다.
베트남 소비자 이해의 활용
우리가 베트남에 대해 배우는 이유는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든, 베트남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든, 베트남 여행을 하든 모든 영역에서 베트남 사람과 만나고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아서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난다고 해도 고위급 리더들은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생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주요 소비자들은 1990년대생들이다.
이상 2회에 걸쳐서 베트남 사람들이 가진 특수성과 함께 각 세그먼트들이 가진 특성을 살펴보았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은 더욱더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특수성보다는 보편성으로 공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역사 속에서 조상을 통해 내려온 문화와 전통, 그리고 DNA는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와 그들을 구분해 주는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따라서 베트남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직원으로서, 소비자로서, 친구로서 대할 때 이들의 문화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가족처럼 진실한 마음으로 이들을 대할 때, 가족주의의 울타리 안에 우리를 포용해 주고, 서로가 가진 다양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창조의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또 베트남 시장을 잘 이해함으로써 단순히 베트남을 한국의 20~30년 전이라 생각하고, 단지 1억에 가까운 거대 시장과 인당 GDP 2,715불의 못사는 나라라 생각하고 만만하게 보고 베트남에 들어가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필자가 2007년 베트남에 뚜레쥬르를 오픈 할 때 의도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하고 현지의 상류층을 공략했듯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기업들 역시 베트남의 성장 발전 트렌드를 고려하여, 베트남의 다양한 세그먼트 중 자사의 사업원형에 가장 적합한 곳을 타겟팅하여,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는 핵심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베트남 진출의 현명한 방법은 명확하게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그먼트를 타겟팅하여 수립한 시장 확산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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