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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온라인 시장의 이해(1)

최종 수정일: 2020년 11월 30일

베트남의 정체성을 담은 못(Một)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스니커즈 브랜드로 신발 커버는 매우 심플한데, 신발의 밑창은 베트남의 해안선과 베트남의 전통 가옥을 만드는 벽돌 문양까지 새겨져 있어 매우 복잡하다. 이 신발 브랜드를 만든 디자이너이자 CEO인 후인꽝응옥(Huỳnh Quang Ngọc Hân)은 베트남의 정체성을 ‘대조’로 정의하고 디자인하였다. 복잡한 도심 속에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공간이 있고, 심지어 시끄럽고 질서 없는 오토바이 물결 속에서도 운전자의 얼굴에는 잔잔한 평화가 깃들어 있다. 이렇게 잘 찾아보면 ‘대조’적인 모습이 공존하는 곳, 그것이 바로 베트남의 정체성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못 스니커즈 디자인)


‘대조’는 베트남 유통시장에도 목격된다. 거시적으로 보면, 베트남 유통시장은 도입기 단계다. 유통시장 전체에서 현대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미만이고, 온라인 시장의 비중은 4.2%수준에 그친다.* 현대유통 비중이 낮은 이유는 도시화율이 40% 수준이어서, 60%를 차지하는 시골지역은 여전히 전통적인 재래시장(traditional trade) 중심이기 때문이다. 반면 도시에는 백화점, 슈퍼마켓, 편의점 등 현대유통채널(Modern trade)이 집중되어 있고, 매우 다이내믹하게 유통시장의 성장하고 있다.

이커머스 역시 호치민과 하노이에서 거래(transactions)의 70% 이상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독일의 데이터분석 전문회사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베트남 온라인 시장은 동남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여, 2025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하고 있다.


*한국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비중이 41%(산업부 조사, 2019년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다.

동남아 국가별 온라인 시장규모 및 성장률(단위: 10억 달러)

(출처: 스태티스타 데이터 기반, 비자인 캠퍼스 가공)


2019년 기준, 베트남 온라인 시장규모는 46억 달러(약 5.5조원)이며 연평균 31% 성장하여 2025년 230억 달러(약 27.6조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유통 시장 규모가 130조원이며 향후 5년간 연평균 7.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비교하면, 30.8%라는 베트남 온라인 시장의 성장율은 주목할 만하다.



"베트남 온라인 시장 성장 동력"

위에서 베트남의 유통시장과 온라인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을 수치로 살펴보았다. 숫자 데이터는 베트남 도시(Urban) 지역과 시골(Rural) 지역 전체를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현대 유통 채널이 밀집한 도시 지역의 역동성이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 실제로 호치민이나 하노이에 직접 가보면, 현재 베트남의 GDP 수준에 어울리지 않게, 다양하고 세분화된 유통 채널들이 밀집해 있고, 수많은 다국적 온라인 플랫폼 간의 출혈 경쟁이 상당함을 실감할 수 있다.

베트남 유통시장은 베트남이 WTO에 가입한 2007년 이후 줄곧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주목하는 시장이다. 그 중에서 베트남 온라인 시장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온라인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에 대해 맥킨지(Mckinsey & Company) 등 여러 분석 자료에서는 두터운 MZ 세대의 비중,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긴 온라인 이용 시간 등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온라인 성장률이 높은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적용되는 지표여서 왜 베트남 온라인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먼저 ‘두터운 MZ세대 비중’은 베트남만 높은 것이 아니다. 베트남처럼 온라인 시장 성장률이 높은 필리핀(29.9%)과 인도네시아(25.6%) 역시 다른 동남아 국가에 MZ 세대 비중이 비해 높다. 다만 베트남의 경우 경제의 주축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이 가장 높은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동남아 주요 국가별 MZ세대 비중 비교

(출처: https://www.populationpyramid.net/ 2020년 데이터 기반, 베트남 비자인 캠퍼스 가공)


두 번째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은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 모두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에는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도 포함이 되며, 동남아 사람들은 평균 약 2개의 모바일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당 최소 한 개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남아 주요국가의 스마트폰 침투율 비교

(출처: Wearesocial/2020년 1월 기준, 베트남 비자인 캠퍼스 가공)


세 번째 ‘긴 인터넷 이용 시간’과 관련하여 베트남 인터넷 이용자 비중은 70%로, 필리핀(67%), 인도네시아(64%) 보다 높으나, 상대적으로 인터넷 이용 시간이 6시간 30분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직까지는 모바일보다는 컴퓨터를 통한 인터넷 접속 비중이 매우 높다.


동남아 주요국가의 인터넷 이용자수 및 이용시간 비교

(출처: Wearesocial/2020년 1월 기준, 비자인 캠퍼스 가공)



동남아 주요국가의 웹 트래픽 디바이스 비교

(출처: Wearesocial/2020년 1월 기준, 비자인 캠퍼스 가공)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베트남은 MZ세대 비중이 높고, 스마트폰도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베트남 소비자들은 현재 모바일폰 보다는 컴퓨터를 통해 웹 접속에 익숙하고, 타 동남아 소비자 대비 온라인 접속 시간이 높은 것도 아니다. 또한 주로 사용하는 앱 카테고리를 보면 쇼핑 관련 앱은 Top 10개 카테고리 중 7번째에 속한다.


동남아 주요국가의 웹 트래픽 디바이스 비교

(출처: Wearesocial/2020년 1월 기준, 비자인 캠퍼스 가공)



여기까지 읽은 독자는 베트남 온라인 시장의 현주소에 대해 조금 혼란스러울 것이다. 베트남 온라인 시장이 여러 매체에서 새로운 기회로 조명 받다 보니 베트남 온라인 시장 진출을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 같았는데, 다른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 보니 베트남 보다는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시장이 더 나아 보이기까지 한다. ‘베트남에는 디지털에 익숙한 MZ 세대들이 많고, 스마트폰 이용자가 많아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쇼핑을 가속화시킬 것이다’라는 가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는데, 베트남 소비자들의 모바일 이용행태를 타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 본 결과,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쇼핑이 가속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제 본격적으로 필자가 바라본 베트남 온라인 시장의 성장 동력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필자의 가설은 이렇다. ‘현재 베트남 온라인 시장은 플랫폼이 리드하는 시장으로 소비자를 교육(education) 시키고 있으며, 편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중산층의 증가가 베트남 온라인 시장은 성장할 것이다.’



"플랫폼이 리드하고 소비자를 교육시키는 단계"


유통업도 시장 성숙도에 따른 단계별 모델이 있다. 도입기 시장의 경우 재래시장에서 시작하여 백화점과 슈퍼마켓 같은 빅 박스(Big Box) 업태가 등장하고, 성장기 단계부터 편의점(CVS), 전문점(Specialty store) 등 세분화된 스몰 박스(Small Box) 형태로 확장되며, 성숙기 단계에서는 플랫폼 중심의 카테고리 킬러가 등장하고, 더 나아가 큐레이션 단계까지 나아간다. 한국도 1980년대까지는 재래시장과 백화점의 양대 구조로 이원화되었다가 1인당 GDP 5,000불이 넘은 시기인 88올림픽 이후에 편의점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유통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인당 GDP 2,715불인 베트남에는 빅 박스 외에도 스몰박스, 온라인 채널까지 선진국에서 볼 수 있는 현대 유통채널이 들어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본 선진 유통 업태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투어 진입하면서 베트남의 유통시장은 압축 성장하고 있다. 즉 소비자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데, 공급자가 시장을 리드하며 소비자를 교육시키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유통시장의 치열한 경쟁 양상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모두 일어나고 있다. 먼저 오프라인부터 살펴보자. 오프라인에서 대표적인 경쟁 영역은 슈퍼마켓 체인 시장이다. 베트남 현지 슈퍼마켓 체인인 사이공 쿱(Saigon Co.op)의 쿱마트(Co.op mart)가 매장수 128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빈 그룹(Vin Group)의 빈마트(Vin mart)가 매장수 64개로 2위이다.**

그리고 글로벌 유통 기업들은 베트남의 유통시장 선점을 위해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로 베트남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매장수 3위는 빅씨(BigC)로 35개 매장이 있다. 빅씨는 쿱마트가 오픈한 시점과 같은 해인 1998년, 프랑스의 카지노 그룹(Groupe Casino)이 베트남에 오픈했다. 베트남 1~2선 도시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며 18년 동안 버텼으나 결국, 2016년 태국의 센트럴 그룹에 빅씨를 매각하고 철수하였다. 2002년에 진입한 독일의 메트로(Metro Cash & Carry) 역시 2016년 태국의 TCC 그룹에 매각하고 베트남을 떠났다.

TCC는 메트로의 19개 매장을 엠엠 메가 마켓(MM Mega market)으로 상호를 바꾸고 운영하고 있다. 홍콩의 데일리 팜(Dairy Farm Group)은 2011년 자이언트(Giant)란 슈퍼마켓으로 베트남에 진입했으나 매장 확대를 못하고 1개 매장을 운영하다 2018년에 프랑스의 오샨(Auchan)에 매장을 매각하고 철수했다. 2015년 상대적으로 늦게 베트남 유통시장에 진출한 오샨은 18개까지 매장을 확대하였으나, 결국 부진한 성과로 인해 15개 매장은 폐점을 하고 나머지 매장은 쿱마트에 매각하였다. 그 외 한국의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진입하여 현재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마트는 2015년 진입하여 호치민에 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유통시장의 모습은 과거 한국의 유통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월마트(Walmart), 까르푸(Carrefour), 테스코(Tesco) 등이 한국 토종 이마트 및 롯데마트와 경쟁하다 현지화에 실패하고 철수한 바 있다. 쿱마트 등 현지 플레이어들은 베트남 모든 성(省)에 진출한 반면, 외국계 유통업체들은 베트남 진출 당시 수립했던 초기 사업계획과 다르게 베트남에서 매장 확대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는 외국계 기업에게 베트남 시장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베트남의 도시화가 40%인 것을 감안하면, 베트남이 인구 1억에 가까운 거대시장이라 하더라도 슈퍼마켓을 이용할 수 있는 타깃 인구는 4천만명 미만이며, 1인당 GDP 5,000불 이상인 도시는 3곳뿐이다. 이 곳의 인구는 호치민(8,993,082명), 하이퐁(2,028,514명), 하노이(8,053,663명)으로 19백만명이다.*** 이 좁은 시장에서 베트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한 수많은 글로벌 유통 기업들과 현지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2020년 9월, 각 사 홈페이지 매장수 공지 기준

***2019년 베트남 인구 센서스 자료


(출처: 베트남 지역별 통계국/2019년 기준, 비자인 캠퍼스 가공)


게다가 오프라인 기반의 슈퍼마켓 체인들 역시 마켓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여 O2O 방식으로 베트남에서 사업 경험과 경쟁력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쿱마트는 스캔 & 고(Scan & Go)라는 앱을 출시해 고객들이 매장에서 필요한 상품을 스캔하고 계산하면 집으로 배송해 준다. 롯데마트의 스피드엘(SpeedL)은 온라인 주문 후 3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이마트는 온·오프 통합모델로 이마트몰(emart mall) 앱을 현재 테스트 중이다. 빈마트는 Vin ID라는 빈그룹의 통합 앱 안에서 Vin ID Pay 결제 시스템과 함께 편리한 결제까지 지원하고 있다. 빅씨 역시 간단한 수준의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기반 유통체인들은 신속하게 ‘편리’를 제공하는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의 범위를 순수 온라인 플랫폼의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오프라인 기반이 없는 순수 온라인 플랫폼은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 상품의 품질과 다양성은 기본이고, 물류와 결제를 장악한 최후의 승자가 독식할 시장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현지기업 뿐만 아니라 베트남 유통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자본들이 이 시장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있다. 현재 베트남을 대표하는 주요 마켓 플레이스는 글로벌 업체인 소피(Shopee), 라자다(Lazada)가 있고, 베트남 현지 업체로는 띠끼(Tiki)와 센도(Sendo)가 있는데,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분기별로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팬데믹이 일어나면서 소피가 승자가 될 높은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 주요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의 월간 방문자 수 변화 추이

(출처: iprice insight, 데이터, 비자인 캠퍼스 가공)


2015년에 설립된 소피(Shopee, 오렌지색 선)는 상대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후발주자다. 2017년 베트남 시장에 진입했을 당시만 해도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주요 마켓플레이스 중 최하위였다.


(출처: iprice insight, 데이터, 비자인 캠퍼스 가공)



하지만 지속 상승하여 팬데믹 영향에 따른 하락 트렌드 속(위 <베트남 온라인 Top 5 플랫폼의 월간 방문자 수 변화 추이>의 붉은 점선 박스)에서 소피만은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피는 2020년 1사분기 월방문자 수가 5,250만명으로 온라인 쇼핑몰 중 2위인 모바일 월드(The Gioi Di Dong)의 2,510만명, 3위인 띠끼(Tiki)의 2,110만명의 합을 능가하여 웹 트래픽에서 21.6%의 점유율을 갖게 되었다.



베트남 주요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의 1사분기 고객 트래픽 변화 추이

(출처: iprice insight, 데이터, 비자인 캠퍼스 가공)



소피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모그룹인 싱가포르 씨그룹(SEA)의 자본력과 베트남 시장에 맞는 현지화 정책 때문이다. 시장에 늦게 진입한 만큼 신속하게 셀러와 소비자(바이어) 네트워크 확보를 통한 플랫폼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였다. 마침 라자다가 무료 배송 서비스를 중지하자, 소비자 유치를 위해서 무료 배송과 함께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였다. 소피 앱 다운로드 및 모바일 쇼핑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하였고, 베트남의 셀러브리티들을 활용한 큐레이션 마케팅도 실시하였다. 또 사업 초기 셀러들에게는 커미션을 받지 않았고(2019년부터 셀러들에게 커미션 도입 시작 ), 이들의 마케팅 활동도 지원하였다. 이상과 같은 푸쉬 마케팅(Push marketing) 외에도 오프라인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위한 TV광고 및 옥외광고 외에도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디지털 마케팅 등 풀 마케팅(Pull marketing)까지 고객 확보를 위한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며 고객 트래픽의 1위를 달성하고 유지하고 있다.

반면 라자다의 하락세(보라색 선) 역시 눈에 띈다. 2012년 베트남 최초의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라자다(Lazada)는 진입 초기부터 베트남 이커머스 시장을 리드하며 굳건한 1위의 위치를 유지해 왔다. 독일의 테크 기업인 로켓 인터넷(Rocket Internet)이 ‘동남아의 아마존’을 만든다는 목표로 설립하였으나, 2016년 중국의 알리바바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PMI(Post Merger Integration)를 겪는 동안 흔들리기 시작했다. 알리바바는 경영 안정화를 위해 무료배송 등의 할인을 중단했는데, 이 틈을 타, 소피 등 경쟁업체들은 공격적으로 무료배송과 가격 할인혜택으로 라자다의 고객들을 유인해 갔다. 알리바바가 인수한 후 저가의 품질이 좋지 않은 중국산 상품들의 비중이 많아진 것도 고객 이탈의 요인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부 경영진의 잦은 교체로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시장에 제대로 대체하지 못한 결과 경쟁업체에 밀려 현재는 4위로 전락하였다.


현재 마켓 플레이스에서 트래픽 순위 2위인 띠끼(Tiki)는 글로벌 업체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4위인 센도(Sendo)와의 합병을 추진하려 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잠시 보류된 상황이다. 2010년 초 책과 티켓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아마존의 초기 모델로 시작한 띠끼는 아마존 인재를 영입해 가며 아마존의 성장 경로를 벤치마킹 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나우(Amazon Prime NOW)와 비슷한 띠끼 나우 스마트 로지스틱(TikiNOW Smart Logistics) 서비스를 제공해 셀러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 띠끼는 베트남 지분율 기준 51% 이상을 베트남 기업이 가진 현지기업이나, 최대 주주는 중국의 징동닷컴(JD.com)이다. 2대 주주는 베트남 유일의 유니콘 기업인 VNG이며, 그 외에 유비쿼터스 트레이더스(Ubiquitous Traders), 사이버 에이전트(CyberAgent), STIC, 스마토모(Sumitomo)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전략적으로 재고 보유량과 배송 속도를 향상을 위해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 등 인프라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센도는 2012년 FPT 온라인 서비스(FPT Online Service Joint Stock Company)에서 런칭한 베트남 기업이다. 센도는 도시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플랫폼과 다르게 시골 지역을 포함하여 전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미개척지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골 지역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2019년 말 기준 외국 자본(일본 SBI 홀딩스, 한국의 소프트뱅크 벤처스 외)지분이 61.1%의인 외국계 기업에 속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베트남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들간의 출혈 경쟁의 결과는 엄청나다. 2018년 기준 소피의 누적 적자는 86.96백만불(약 1,043억원), 띠끼는 60.87백만불(약 730억원), 센도는 56.5백만불(약 678억원)이며, 2019년 3월말 기준 라자다의 누적적자는 309.17백만불(약 3,710억원)이다. 2019년 12월 빈그룹은 온라인 플랫폼 어더이로이(Adayroi)를 철수했고, 패션 온라인 쇼핑몰인 잘로라 베트남(Zalora.vn)도 2019년 3월, 태국 센트럴 그룹이 운영하는 로빈(Robin.vn)으로 인수되었다. 한 마디로 베트남 온라인 시장은 공급자 중심 시장으로 현재 베트남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과도한 마케팅 및 인프라 투자로 인해 플랫폼들의 적자 규모가 매우 크다. 따라서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끝까지 살아남기 어려운 치열한 시장이다.

앞에서 베트남 온라인 시장 현황 등 베트남 유통시장 전반에 대해 살펴보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 플랫폼 관점에서 일어나는 지각 변동은 변화무쌍하며 경쟁 양상은 매우 치열하다. 하지만 마켓 플레이스 플랫폼은 베트남 온라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베트남 소비자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여기서 소개한 유통 플랫폼들은 베트남 유통 시장 진출 시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곳들이며, 이 외에도 개인 소상공인들이 손쉽게 진입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다음 편에서는 개인 소상공인들도 손쉽게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베트남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촉진시킬 나머지 요인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 아울러 베트남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행태와 프로세스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고, 베트남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 제언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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